분류 전체보기
-
14. 하루 한 권 그림책 읽기카테고리 없음 2020. 8. 27. 14:00
하루 한 권 그림책 읽기 나는 이달(2020년 8월) 책을 25권 읽었다. 이십 권 이상은 아이와 읽은 동화책이다. 나머지는 필요에 의해서 였고, 자발적 독서는 한두 권 정도이다. 독서는 양보다 질이라고 하던데, 권수를 세고 있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건 3살부터였다. 기자 아빠가 쓴 육아 서적이 계기였다. 아빠가 두 아이에게 책을 낭독한 일들을 엮고 있는데, 인상 깊었던 부분은 출장을 갈 때였다. 작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전날 녹음을 했고, 그 테이프를 아이들에게 틀어줬다니, 감탄했다. 저자는 초등학교부터 시작한 책 읽어주기를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했다니, 대단해 보였다. 무작정 책을 읽어주려니 어떤 책을 봐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유아용 서적은 금세 읽었는데, 같은 ..
-
13. 4900원짜리 자전거카테고리 없음 2020. 8. 26. 13:58
4900원짜리 자전거 지난 주말 아이와 자전거포 대여섯 군데를 들렀다. 아이가 5살 때부터 타던 자전거가 8살이 되니 작아졌고. 아이가 직접 고르게 하고 싶었다. 매장에는 아동용 자전거가 없거나 한두 개뿐이었다. 성인용 고급 자전거가 대부분이었고, 최근 코로나19로 재고도 없다고 했다. 아이가 원한 자전거는 가격과 성능이 합당했다. 본인 용돈 일부를 쓰게 해서인지 비싼 걸 사달라고 조르진 않았다. 갑자기 아이는 용돈이 아까운 건지, 물건을 사는 것에 흥미를 잃은 것인지 집에 빨리 가자고 했다. 날씨가 더우니 아이스크림을 먹었겠다고. 자전거는 지금 것을 탄다고 했다. 자전거 매장을 둘러보니 비싼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와 함께 탄다는 핑계 삼아 나도 사고 싶어졌다. 가격대는 천차만별. 십만 원을 시..
-
12. 무료 개인 강습(PT) 운동카테고리 없음 2020. 8. 25. 11:26
12. 무료 개인 강습(PT) 운동새벽에 눈이 떠졌다. 몸이 먹물을 머금은 스펀지 같다. 잠을 편히 못 잔 탓이다. 기분도 바닥에 가라앉은 안개처럼 침잠한다. 침대 위에서 눈은 떴지만 몸은 아직 한밤중이다. 머리는 정신과 신체의 중간 어딘가에서 갈팡질팡한다. 고민하는 시간이 아쉬워 침실을 탈출해 완충지대로 향한다. 거실 의자에 몸을 기댄다. 뭉친 근육들 사이로 피로감이 몰려온다. 2020년 2월부터 모든 스포츠센터가 문을 닫았다. 새벽 수영을 다녔는데, 어깨 부상과 코로나19로 중단했다. 그러다 찾은 게 걷기다. 평소에도 잘 걷는 편이지만 1시간 정도 시간을 늘렸다. 한 달 정도 지났을까 어깨 통증이 심해졌다. 수영을 하면서 생긴 염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운동량이 부족한 것도 한몫했다. '홈트'를..
-
11. 쓰지 못한 결말카테고리 없음 2020. 8. 24. 23:56
쓰지 못한 결말 코로나19로 온라인 모임을 몇 개 참여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월 말이면 끝나고 시작하기를 반복한다. 8월 말 두 개의 모임이 종료됐다. 마무리가 되면 후기를 쓰며 서로를 격려하고 애썼다며 칭찬을 하는데, 아직 한 줄도 못 썼다. 마음만 급하다. 후기(後記)는 '본문 끝에 덧붙여 기록함. 또는 그런 글'이라는데. 나는 모임의 끝에 어떤 말을 덧붙여야 할지 고민이 됐다. 끝나는 아쉬움과 시작하는 다짐이 교차했다. 반성도 해본다. 맹목적으로 그저 남을 따라 하고 강박에 사로잡혀 꾸역꾸역 참여만 한건 아닌지. 생각은 정리가 안되고, 마침표가 찍히질 않았다. 내 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본문만 열심히 쓰고 풀어놓은 보따리를 수습하지 못한 글들이 눈에 띈다. 핑계를 대며 후기를 쓰지 못한 활동이,..
-
10. 두발자전거카테고리 없음 2020. 8. 20. 17:57
10. 두발자전거 배우기 "아빠 아빠 엄마한테 전화해봐!" "왜?" "엄마한테 자랑하게~ 나 이제 두발자전거 탈 줄 안다고!" 2달 전 햇빛이 쨍한 주말 오후였다. 8살 생일이 지나 아이는 두발자전거 타는 방법을 배웠다. 친구들이 두발자전거 타는 모습을 부러워했지만, 가르쳐준다고 하면 무서워 했다. 답답했지만, 아이가 보조바퀴를 때 달라고 할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평일 저녁 아이의 4발 자전거는 아빠의 두 다리와 경주를 했다. 난 항상 졌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막판에 속도를 늦췄다.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고 아이가 체력이 좋아진 걸 칭찬했다. 아이는 그때마다 자신감이 넘쳤다. 무서워하는 아이를 위해 유튜브를 보여줬다. 전날 자전거 쉽게 타는 영상 몇 개를 고르고 하나를 틀어줬다. 쉬워 보였는지..
-
9. 신문 사설, 글쓰기에 도움이 될까?카테고리 없음 2020. 8. 19. 15:31
9. 신문 사설, 글쓰기에 도움이 될까? 나는 뉴스를 잘 보지 않는다. 회사에서 구독하는 경제 신문도 가끔 1면의 제목만을 흘깃 볼 뿐이다. 그마저도 자극적인 제목으로 고개를 저을 때면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뉴스도 동일하다. 인터넷 신문사는 특종과 속보가 넘쳐났고 흥미 위주의 내용들은 스트레스를 줬다. 멍하니 앉아 모니터를 보고 뉴스를 클릭하는 시간이 아까웠다. 뉴스의 홍수에서 허우적대는 느낌이었다. 예전에는 새로운 정보를 포털 사이트에서 주는 대로 받아먹었다. 최근 신문 사설을 보고 있다. 독서 모임의 과제로, 하루에 하나 정도 찾아서 내용을 파악한다. 처음에는 달갑지 않았다. '레거시 미디어인 신문에서 도대체 볼게 뭐가 있지?'라고 생각하며 머뭇거렸다. 그동안 신문과 T..
-
8. 바람의 흔적카테고리 없음 2020. 8. 15. 20:06
8. 바람의 흔적 지나는 길에 '바람흔적미술관'이 눈에 띄었다. 철재 바람개비와 풍경이 멋진 곳이라고 한다. 단어의 조합이 진한 향기를 뿜어낸다. 내 바람의 흔적은 어떤 것일까? 4시간여를 달려 남해로 휴가를 왔다. 54일 동안 지속된 장마를 피해 남쪽으로 도망친 덕인지 날씨는 우리를 반긴다. 11시쯤 도착한 곳은 상주은모래비치. 흐리던 날씨는 구름이 걷히며 수줍게 햇살을 보인다. 짠바람 냄새가 코끝에 닿는다. 찰랑이는 파도와 모래 쓸리는 소리는 마음에 안정을 준다. 드문드문 떠다니는 구름과 연파랑의 하늘로 시야는 넓어진다. 아이들은 일렁이는 물결을 타고 튜브에 몸을 싣는다. 한바탕 물놀이를 하고 잠시 의자에 앉는다. 구름 사이로 비친 햇살이 찬란하다. 나무 사이의 그늘에서 갯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살..
-
7. '흔한남매'가 준 교훈카테고리 없음 2020. 8. 12. 10:01
'흔한남매'가 준 교훈 "아빠 아빠 오늘은 내가 책 읽어줄게!""응? 뭔데?""이거 이거 진짜 웃기다? 아빠도 진짜 웃길 거야. 내가 한번 읽어준다. 알았지?" 퇴근 후 거실에서 아이와 탁구를 쳤다. 눈치 없는 아빠가 내리 2세트를 이겨버려 아이의 기분은 성난 파도 같았다. 덩달아 나도 기분이 상해 집안은 싸늘함이 떠다녔다. 답답함에 식사를 마치고 아이에게 자전거를 타자고 제안했다. 얼마 전 두발자전거를 배워 오르막 내리막을 지나는 걸 좋아하는 걸 알아서였다. 아이는 주춤하더니 따라나섰다. 아이는 신나게 질주했고 나는 열심히 달렸다. 산책 후 기분을 풀어줄 겸, 젠가 보드게임을 했다. 내리 3판을 아슬아슬하게 졌다. 밑밥을 깐 이유는 책을 한 권 읽어주기 위해서다. 나는 하루에 동화책 한 권을 아이와 함..